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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바란다,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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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균형 속 ‘나’로 살길 원하는 청년들 

  프리터를 단순히 새로운 재직 형태의 등장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한국형 프리터이기 때문이다. 프리터는 당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아르바이트를 찾던 것을 시작으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 위축과 함께 또 한 번 급증했다. 이처럼 한국형 프리터의 시작은 비자발적이었지만, 2008년과 2020년의 프리터에는 주목할 만한 차이점이 있다. 그간 청년들이 가진 직업관에 변화가 일었다는 것이다. 
  지난달 17일(월)부터 31일(월)까지 본지에서 진행한 ‘청년 취업 실태 설문조사’ 결과 요즘 청년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근로조건은 ‘워라밸’인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임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적절한 휴식 시간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3일(월) 발표된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파트타임 근로자 중 과반수가 ‘그대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단기 근로 형태는 계약의 맺고 끊음이 유연하고 근로 시간을 유동적으로 설정할 수 있어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까닭이다.
  청년들의 학력은 높아지고, 양질의 일자리는 줄었다. 청년들은 더 이상 열악한 근로환경을 감내하지 않는다. 워라밸을 지키며 온전히 ‘나’로 사는 삶을 추구한다. 이렇듯 노동시장의 경직 심화와 청년 구직자의 구직시장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이제는 자발적 성격을 띤 프리터와 니트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의 청년이 계속해서 늘어나면 결국에는 적재적소에 배치돼야 할 인력들이 감소하고 사회적 손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제공: Marten Bjork

  문제의 본질은
  청년 아닌
‘환경’에

  있다

이미지 제공: Ian Schneider

  지난달 12일(수)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가 주관한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 이후 한 공무원의 발언이 논란에 올랐다. 이날 서울노동고용청 소속 실업급여 담당자는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고용센터에 방문하는 여성, 계약직 종사자, 청년에 대해 “이들은 웃으면서 방문하고 어두운 얼굴로 방문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실업급여 신청자 중 특정 계층이 제도를 남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공분을 샀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실업급여의 반복 수급이 곧 부정수급은 아니다”라며 “임시·단기 고용 형태가 많은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실업급여를 반복 수급할 수밖에 없는 청년층과 취약계층의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프리터와 니트의 장기화를 멈추기 위해서는 정책 남용에 대한 우려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OECD 국가 중 단연 1위다. 우리나라에는 대학 진학이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한 필수 단계라고 보는 분위기가 만연해,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하 대졸 청년)의 비율은 약 70%에 이른다. 대졸 청년은 학력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구직자 수에 비해 일자리는 부족하고, 정규직보단 계약직 채용을 선호하는 회사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청년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이미지 제공: Sincerely Media

  진로 교육 또한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생 대부분이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해 공교육을 받으면서 대학 입시를 준비한다. 학창 시절 입시 중심의 공부를 하다 보니 진로를 고민할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말 원하는 공부가 아닌 취업을 목적으로 성적에 맞춰 진학하는 학생이 대다수다. 입학 후에는 취업 스펙을 쌓기에 바쁘다. 졸업 이후 곧바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졸업하고도 진로 고민에 취업을 주저하는 사람이 많다. 결국 청년들은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채로 그저 정해진 길을 가듯 취업을 준비한다.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진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생 1명에 대한 교육 투자비는 1만 1,000달러에 불과하며, 이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등교육의 한 부분인 진로 교육의 질을 높여 역량을 끌어내고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내일을 향한 오늘의 변화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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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향한
오늘의 변화
만들어야

  현재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과 실업자를 위한 정책은 다양하다. 하지만 노동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취업난은 완벽히 해결될 수 없다. 단순 일자리 창출을 넘어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마련해 복지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작은 것부터 고민하고 바꿔나가면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청년들은 생계를 유지하려고 일자리에 매달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일을 실현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

​류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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