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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터와 니트,
그 시작점은?

  오늘날 우리나라 취업 시장과 취업 과정은 과거에 비해 매우 복잡해졌다. 전문가들은 그중에서도 유동적인 근무 환경을 선택한 ‘프리터’와 일하지 않는 ‘니트’에 주목한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노동시간 주 36시간 미만의 청년 취업자는 104만 3천 명이다. 심지어 ‘쉬었다’는 청년은 40만 2천 명에 달한다. 이러한 프리터와 니트는 새로운 청년 미취업 유형의 등장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우리나라 청년들 사이 프리터와 니트가 증가하는 이유와 그 배경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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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왜 ‘프리터’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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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발적 프리터’는 2030 세대의 직업관에 영향을 받는다. 그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며 필요에 따라 휴직하거나 이직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지역노동사회연구소 박주상 연구위원은 “현 청년들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하기보다 적절한 노동시간과 여가를 통해 좋아하는 일을 탐색한다”고 설명했다. 한때 청년들이 환호했던 ‘YOLO’ (You Only Live Once) 역시 그들의 직업관이 반영된 신조어라 할 수 있다.

  한편 2023년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채용인원은 지난해 7만 4,680명에서 올해 10만 5,008명으로 40.6% 증가했으나, 정규직 채용인원은 112만 7,147명에서 123만 11명으로 0.2% 증가했다. 청년들은 △고용 불안정 △정규직과의 임금 차이 △복리후생 차별 등으로 인해 ‘비자발적 프리터’가 된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진로 프로그램이나 취업 지원 정책을 주체적으로 요구하는 등 산업 및 고용구조의 급격한 변화에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니트’, 일과 멀어지는
청년들의 내면에는···

  ‘니트’는 교육과 고용의 비연결성, 가구소득 수준 등 크게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 ‘국내 니트족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15세에서 29세 니트 중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이들은 2016년 약 9만 명에서 2020년 약 18만 명으로 2배 증가했다. 이렇게 높아진 교육 수준에도 불구하고 고등교육에서는 사실상 취업과 직결되는 진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진로 교육이 고등교육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청년 고용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대학 진학은 취업을 위한 필수 관문으로 여겨지므로, 중고교 시기의 진로 교육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진로 교육이 부족은 궁극적으로 청년들의 진로 의식 부재로 이어진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기대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경제난으로 취업이 어려워진 그들은 자연스레 니트로 유입되는 단계를 밟는다.

  전문가들은 가구소득 수준에도 주목한다.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 이민서 박사과정 수료자의 논문 ‘청년 니트(NEET) 변화 유형 비교 –4년제 대학 졸업자 중심으로-’에서는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 횟수가 많고 스펙을 쌓기 위한 기간이 길어진다고 설명한다. 한편 KC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노혜진 교수는 논문 ‘니트상태를 경험한 청년들의 생애사’에서 가족의 충분하지 않은 경제적·정서적 지원이 자녀의 니트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했다. 즉 소득의 높고 낮음을 떠나 소득 수준 자체는 자녀의 니트화에 변수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청년 미취업
해결 위한 첫걸음은

  청년들이 프리터와 니트로 살아가는 배경에는 취업시장 다양화를 비롯한 여러 요소가 얽혀있다. △대인관계 무력감을 포함한 심리적 요인 △취직 후 입사 초기 부정적 경험 △취직 경험 부족 등이 프리터와 니트의 삶을 선택하는 원인에 해당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청년층 니트의 경제적 비용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니트(15~29세)의 경제적 손실은 시장소득 기준으로 약 49.4조 원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니트의 정의 문제로 니트를 공식적으로 통계 내지 않아, 현실성에서 허점을 보이는 청년 취업 정책이 많은 상황이다. 취업 과정이 더욱 복잡해진 지금, 그들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첫걸음이어야 한다. 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정책은 그다음에야 제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음 기사에는 프리터와 니트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오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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